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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풍향계] 여도, 야도 "단결"…'통합 모색' 고차 방정식

2023-03-19 0

[여의도풍향계] 여도, 야도 "단결"…'통합 모색' 고차 방정식

[앵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은 전열을 가다듬고 있습니다.

여야 모두 총선 승리를 위한 '단일대오'를 강조하며 통합과 단결을 내걸었는데요.

각 당 대표의 리더십도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이번 주 여의도 풍향계에서 최지숙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반목과 대립을 반복하던 여야에, 최근 공통의 열쇳말이 생겼습니다.

바로 '단결'입니다.

흩어진 당심을 하나로 모으고, 내년 총선을 향해 나아가자는 것인데요.

그 속사정은 좀 달라 보입니다.

새 지도부 체제를 꾸린 국민의힘은 통합 행보의 첫 발을 뗐습니다.

김기현 대표는 전당대회 기간 외쳤던 '연대·포용·탕평'을 재차 내세워 당내 결속 다지기에 나섰습니다.

"연대와 포용과 탕평을 통해서 당을 대통합해 나가겠다고 했는데 구두 약속에 그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 당이 질서있는 다양성을 가졌으면 좋겠다…"

그 시작은, 전당대회에서 맞붙었던 당권주자들과의 만남.

치열했던 경선 과정의 후유증을 털어내기 위해서입니다.

안철수 의원과 황교안 전 대표를 연달아 만난 김 대표는 총선 승리를 위한 '원팀'을 강조했는데요.

화기애애한 웃음 뒤, 묘한 여운도 감돌았습니다.

"(김 대표가) 어떤 특별위원회 위원장 말씀도 하셨습니다만 우선은 저한테 재충전할 시간을 달라 그런 말씀을 드렸습니다.

김 대표는 또 이명박 전 대통령과 불교계를 예방하고,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대거 참석을 검토하는 등 외연 확장 시도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행보에도 '친윤' 일색의 당직 인선으로 사실상 윤석열 대통령의 친정 체제가 공고해지며 의구심은 남았습니다.

'연포탕 안에 정작 낙지가 없다'는 쓴소리도 나온 가운데, 이준석계 포용을 놓고도 지도부 간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결정적으로, 당심을 흔들 총선 공천 작업에서 '연포탕' 정신이 구현될지, 아직은 미지수입니다.

이재명 대표가 이끄는 더불어민주당도 속사정이 복잡합니다.

외견상 대여 공세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로 혼란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측근 사망 등 악재 속에 이 대표는 검찰을 맹비난하며 정면돌파에 나섰습니다.

"검찰의 과도한 압박수사 때문에 생긴 일이지, 이재명 때문입니까? 그야말로 광기입니다, 광기. 검찰의 이 미친 칼질을 도저히 용서할 수 없습니다."

동시에 내건 구호는 '단결'.

민주당이 띄운 '총선 공천제도 태스크포스'에는 비이재명계 의원들이 전진 배치됐습니다.

단장인 이개호 의원을 비롯해 비명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이 대다수 포진했는데, 뇌관인 '공천'에 대한 신뢰성을 담보함으로써 갈등상을 봉합하려는 조치로 풀이됩니다.

이 대표는 또 당원들과의 대화에서 거듭 내부 공격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하는 한편, 당내 최대 의원모임인 '더좋은미래'와 간담회를 갖고 소통 강화를 약속했습니다.

"의원님들과 대화할 시간을 많이 가져보려고 노력했는데 절대적으로 소통이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다양한 목소리는 정당의 본질이죠."

그럼에도 거취 압박과 함께, 당직자 기소 시 직무정지를 규정한 당헌 80조를 둘러싼 논란 등 잡음은 이어지는 모양새입니다.

일각에선 이대로 총선을 치를 수 있겠느냐는 위기감이 고개를 든 가운데 이 대표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서로 다른 고민을 안은 채, 양당 대표는 최근 협치를 위해 얼굴을 마주했습니다.

당내 통합을 넘어 국민 통합을 위한 정치력과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는데요.

한때 '위리안치', '막말 대잔치' 등 설전을 벌이던 두 사람은 지난 15일, 김 대표 당선 일주일 만에 상견례를 가졌습니다.

복잡한 집안 사정은 뒤로 하고, 잠시나마 우선 민생 현안을 해결하자는 데 공감대를 모았는데요.

"궁극적인 목표는 민생 잘 챙기고 국민 잘 살게 하고 행복하게 하고 나라 부강하게 하는 것이라는 차원에서 같은 목적을 갖고 있다고…"

"민생을 챙기는 것이 가장 중요한 정치의 역할이라고 저희도 생각합니다. 정쟁이 아니고 국민의 삶을 챙기는 경쟁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 대표는 격주 회동을, 이 대표는 대선 공통공약 추진단과 범국가 비상경제회의를 각각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강제징용 해법과 근로시간 개편안 등 최근까지도 사안마다, 여야의 입장차는 여전한 간극을 달리고 있습니다.

잡음을 잠재우고 당내 결속을 강화하기 위해서라도, 각각 거대 야당, 집권여당과의 관계에서 주도권을 뺏기지 않기 위한 신경전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최근 국회에선 군부독재를 청산하고 민주주의 시대를 연 문민정부 30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습니다.

한자리에 모인 정치 원로들은 각박한 정치 현실을 개탄하며, 이 시대에 부족한 포용과 관용의 정치를 떠올렸는데요.

나와 다른 이를 끌어안는 '포용' 그리고 너그러이 허물을 덮고 함께 나아가는 '관용'.

이 두 가지 정신이 행동으로 수반될 때, 진정한 '통합의 리더십'을 갖출 수 있지 않을지 곱씹어 볼 일입니다.

지금까지 여의도 풍향계였습니다. (js173@yna.co.kr)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김기현 #이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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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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